이븐 바투타
이븐 바투타는 1304년에 모로코에서 태어난 모험가이자 탐험가입니다.
21세가 되던 1325년에 여행을 시작하여 무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계 곳곳을 탐험하였는데, 비행기와 자동차가 없던 중세 시대에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총 10만 km가 넘는 거리를 유랑하였습니다.
이븐 바투타 생애
이븐 바투타는 크게 4번의 장기 여행을 떠났고, 세부적으로 나누면 6번의 여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지금부터 그 모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여정 메카 순례 여행
바투타는 1304년에 아프리카 대륙 북쪽 지중해와 맞닿아 있는 모로코의 한 법학자의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북아프리카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이 많이 살고 있었고, 바투타 역시 그랬습니다.
무슬림이리면 살아 생전에 이슬람교의 성지인 메카에 순례를 다녀오는 것이 당연시 되었고, 바투타는 25살이 되던 1325년에 메카로 순례를 떠나게 되며, 그것이 바투타의 대모험의 시작이었습니다.
위 지도와 같이 지중해 연안을 따라 북아프리카를 지나서 이집트까지 도달 한 후, 메카까지 가게 됩니다.
두번째 여정
메카에 도착한 바투타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중동을 여행하였습니다.
세번째 여정
이후 아라비아 반도와 아프리카 동해안을 따라 탐험하였습니다.
네번째 여정
다음에는 1332년에 동로마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에 도착하였고, 황제를 알현하기 까지 합니다.
그러고나서 인도의 델리를 향해 여행을 떠납니다.
다섯번째 여정
델리에 도착한 바투타는 이번에는 아시아 대륙의 남쪽 해안선을 따라 여행을 떠났고, 중국의 대도시들을 거쳐 베이징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여섯번째 여정
베이징에 도착한 바투타는 해안선을 따라 되돌아 와서 중동에 도달하였고, 마침내 고향인 모로코로 돌아왔는데, 그 때는 아버지께서 이미 15년 전에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고향에 돌아오고 나서도 바투타는 멈추지 않고, 사하라 남쪽까지도 여행을 떠납니다.
이후 다시 모로코로 돌아와서 법관으로서 일 하다가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여행기
이븐 바투티의 여행기는 모로코의 당시 지배자였던 술탄 아부 이난 파리스의 명령을 받아 여행기를 집필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본래 여행기의 원 제목은 ‘여러 도시의 경이로움과 여행의 신비로움을 열망하는 자들에게 주는 선물‘ 이지만, 여행기라는 이름 그 자체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행기의 진위
과거 여행기들은 과장되어 있거나,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소문을 자기가 경험한 것처럼 적는 등 여행기의 진위에 대한 논란이 따라 붙는데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는 내용이 상세하고 정확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장대하고 다양한 내용이 적혀 있음에도 사실로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긴 시간을 여행했고, 노년에 여행기를 집필하였기 때문에 여행기를 듣고 받아 적은 이븐 주자이라는 사람에게 중국의 닭은 타조만 하디는 둥 엉뚱한 이야기를 한 것도 있긴 합니다.
여행기의 가치
그리고 당대에 살고 있던 각 지역 사람들과 생활 양식은 정작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특별할 것이 없는 일이기 때문에 기록 자료가 별로 없는데, 타지의 여행자인 이븐 바투타의 눈에는 특별하게 보였기 때문에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상 생활상도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문화, 정치, 종교 등의 내용도 적혀 있어서 매우 귀중한 자료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여행기의 인기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는 출간되자마자 그가 살고 있던 모로코에서 즉각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유럽으로 건너 가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유럽의 출판물에서 바투타의 여행기를 인용한 내용이 있으며, 1829년에는 영국에서 여행기가 축약 된 번역본이 발행되었고, 1858년에 프랑스에서는 총 4권으로 이루어진 완전판이 발간되기도 했습니다.
한국판 여행기
하지만 이러한 명성과 인기에 비해 한국에서는 마르코 폴로에 비해 인기도 없고 잘 알려져 있지도 않는데, 그 이유는 여행기 자체가 제대로 번역 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2001년에 역사학자 정수일님에 의해 원문을 한국어로 완전 번역하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
정수일님에 의하면 원문을 간추리거나, 요약한 초역본을 번역한 것은 많이 있으나, 원문 자체를 완전히 번역한 것은 프랑스에 이어 세계 두번째라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화 상대주의
한가지 유념할 것은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는 현재 인류의 세계화를 이룬 바탕이 되는 문화 상대주의라는 개념이 누락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인류는 다른 나라의 문화와 풍속을 저급하거나 야만적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해당 지역에서 발현되고 유지되고 있는 고유한 것이라고 인정하며 존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븐 바투타가 여행을 하던 당시는 기독교와 이슬림교가 극으로 대립하던 중세 시대였고, 한 가지 신을 믿고 그것에 인생을 바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븐 바투타가 서아프리카의 말리 제국에 도달했을 때,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끼리 뭉친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와 달리, 무슬림과 아프리카 토착 종교인들이 거리낌 없이 어울리는 모습은 이븐 바투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현대 사회의 관점으로 보면 이교도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종교인과 싸우고, 죽이는 사회가 이상한 것이고, 종교와 상관없이 어울리는 말리가 더 이상적인 사회이지만 당시에는 당시의 관점이 있는 것입니다.
대항해시대 이븐 바투타
여행과 탐험을 배경으로 하는 대항해시대에도 이븐 바투티는 등장하는데, 게임에서 탐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언어 레벨이 아랍어 5레벨, 페르시아어 4레벨인 것을 보면 이븐 바투타의 여행 이력이 잘 반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